하버드 경영대학원 테이셰이라(Teixeira) 교수는 미국과 브라질의 마트 방문 고객이 서로 다른 가치를 추구한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미국의 고객들은 매일 달라지는 초특가 아이템이 있는 특정 마트를 선호했습니다. 그런데 브라질의 고객들은 초특가 할인 아이템이 많은 마트보다는, 여러 마트를 돌더라도 실제 구매할 아이템의 최저가 제품을 구매하는 특성을 보인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월마트가 시장 점유율 1위이지만, 브라질에서는 (매장 수가 비슷해도) 점유율이 3위에 머무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지역과 문화, 민족성 등 우리가 타겟팅하는 시장의 고객 특성이 어떠한지 면밀한 연구와 조사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얻어야만 디커플링(decoupling)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디커플링 신생 기업을 맞닥뜨린 기존 기업의 대응책과 디커플링 전략을 실행하고자 하는 기업의 전략적 활용안에 대해 담아보았습니다.
※ 본문에서 '디커플링' 개념을 처음 보았거나 생소하신가요? 1편 콘텐츠 [클릭]를 먼저 보시면 더욱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시리즈 미리보기 👀]
① 파괴적 기업의 핵심 원리, 디커플링
② 파괴적 기업에 대한 대응책 그리고 활용안 (→ 우리는 지금 여기에 있어요!)
디커플링 대응책 2가지
[디커플링의 원리]
① 시장을 점유한 기존 기업의 고객 가치사슬이 존재
② 사슬의 가장 약한 부분(고객 불만이 많았던 부분)을 뚫고 새로운 제품(또는 서비스)의 등장
③ 기존 기업의 고객 가치사슬 분리/파괴 ... 신생 기업의 가치사슬 차지
|
신생 기업은 기존 기업의 고객 가치사슬(CVC)1) 일부를 분리하고, 한 단계 또는 그 이상을 차지합니다. 디커플링에 성공한 신생 기업은 시장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급부상하고, 기존 기업은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일례로 숙박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는 호텔 숙박의 고객 가치사슬을 끊고, 호텔 이용에 불편을 느꼈던 고객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되었습니다. 전 세계 모든 호텔이 망한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숙박 시장 점유율의 약 26%를 에어비앤비가 차지하고 있습니다2). 2019년 기준, 에어비앤비의 기업 가치는 310억 달러로 세계적인 호텔 체인인 힐튼 호텔보다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지요. 만약 디커플링 공격으로 분리된 사슬이 수익 대부분을 창출하는 단계라면 기존 기업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파괴적 기업의 등장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데요. 기존 기업은 이 문제를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1) 사슬 재결합
끊어진 고객 가치사슬을 다시 결합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매력적인 아이템, 희소성 있는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이 우리 기업을 선택한 후 이탈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제품 호환성을 제한하거나 멤버십 탈퇴 정책을 이용해 우리를 떠나는 데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든다면, 가치사슬 단계에 진입한 고객이 쉽게 떠나지 못할 것입니다.
2) 분리 후 리밸런싱
끊어진 사실을 인정하고 고객이 원하는 대로 단계를 분리한 후 리밸런싱(rebalancing)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미국의 전자제품 판매점인 '베스트 바이'는 아마존의 가격 비교 앱 때문에 가장 큰 매출 피해를 봤습니다. 고객들이 매장에 와서 제품을 체험한 뒤 아마존에서 구매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죠. 아마존처럼 금액을 낮출 수 없었기 때문에, 베스트 바이는 고객에게 고매를 강요하기보다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삼성, 애플과 같은) 전자제품 제조사에게 제품 전시와 진열의 댓가로 비용을 청구하는 정책을 세운 것입니다. 입점 수수료 방식을 도입해,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든 하지 않든 상관 없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를 리밸런싱했습니다.
디커플링 원리 활용안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존 기업도 디커플링 원리를 활용하면 보유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치밀하고 효과적인 시장 점유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① 고객의 불편 이해하기
지난해 연매출 300억 원을 돌파한 패션 브랜드 A사의 CEO는 한 인터뷰에서 매일 고객 후기와 문의 게시판의 글을 읽으며 업무를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고객의 목소리에서 개선점을 찾고, 신제품 아이디어도 발굴하고 있다고 답했는데요. 이처럼 고객이 어떤 부분에서 불편을 느끼고 있는지, 우리 브랜드를 향해 어떤 욕구를 갖고 있는지 수용하고 참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② 극단적으로 욕구 충족하기
제품 업그레이드나 신규 서비스 런칭 시,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측면을 깊이 파고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고 관리 전문 SaaS를 서비스 중인 B사는 업종과 분야를 막론하고 오직 '재고 관리'에만 특화된 앱을 출시해, 세계 90여 개국의 20만 유저를 얻었습니다. 몇 가지 면에서는 어떤 제품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세밀하게 고객의 욕구를 충족해야 합니다. 고객은 바로 그 점 때문에 우리 제품을 구매할 것이니까요.
③ 대량의 고객 확보하기
한 번에 대량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고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례로 에어비앤비는 호텔 숙박 수요가 많은 대형 컨퍼런스 기간을 공략해, 사업 초기부터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우버 역시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 후 몰려나오는 고객들을 겨냥하면서 성공을 거둔 바 있습니다.
④ 성장의 Key는 언제나
성장의 핵심은 언제나 '고객에게 어떤 시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고객의 비용(시간, 노력, 리소스 등)을 절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이 누릴 혜택이 분명해야지만 고객의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어떤 마케팅 전략이나 홍보 계획보다도 우리 제품이 가진 장점이 고객을 향하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⑤ 한 번 더 성장해야 할 때는
고객의 뜨거운 성원으로 우리 브랜드의 규모가 성장을 이뤘다면, 다음 성장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고객 중심 기업으로 재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한데요. 기업이 고객의 욕구가 아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때, 성장은 정체되기 마련입니다.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기업에게 '고객'이 가장 귀한 자산이라는 점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고객 덕분에 성장했다는 사실을 잊고, 어느 순간 기업이 소유하게 된 '자원'에 집착합니다. 모든 의사결정이 기업의 자원을 확장하는 것에만 몰두되지요. 고객을 잊은 기업의 성장은 즉시 멈추게 됩니다. 한 번 더 도약하고 싶다면, 다시 고객을 소중히 여기고, 모든 의사결정의 초점을 '고객 수 늘리기'와 '고객을 이롭게 활용하는 능력 향상'에 맞춰야 할 것입니다.
1) Customer Value Chain,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전달되기까지의 모든 과정
2) 앱토피아(Apptopia), 2022년
이커머스 시장 동향과 마케팅 전략에 대한 더 많은 인사이트가 필요한가요?
지금 플래티어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플래티어가 엄선한 콘텐츠를 이메일로 가장 빠르고 간편하게 보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