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시작된 애자일은 2000년 이후 다양한 적용 사례가 나오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조직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가, 놀라운 생산성과 혁신성이 알려지며 최근 대기업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네이키드 애자일'의 저자이자 애자일 강사로도 활동 중인 장재웅 기자는 애자일 전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애자일 경영을 통한 조직 문화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애자일은 단순히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전략 또는 도구로 볼 것이 아니라 경영 전반에까지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인데요. 애자일이 왜 경영이며, 애자일 조직과 애자일 경영은 어떤 문화를 만들어 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시리즈 미리보기 👀]
① 테일러리즘 VS 애자일 경영
② 위계 조직 VS 애자일 조직 (→ 우리는 지금 여기에 있어요!)
의사결정 구조🗂️
전통적으로 기업 경영은 위계를 통한 조직화를 강조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위계 조직의 폐해를 몸소 느끼면서도 기업 경영에 있어서는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했는데요. 이 같은 위계 조직은 의사 결정의 ‘중앙 집중화’를 만들어냅니다. 최고 결정 권한이 위계의 최고점에 집중되어 있지요. 조직의 가장 말단에 해당하는 직원은 아무런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애자일에서는 팀 전체가 책임을 공유합니다. 팀원 개개인에게 권한이 부여되는데요. 팀원이 자기주도적으로 선택한 일을 이끌어 나가고, 맡은 영역에서 필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기능을 개발하는 개발자가 그 기능에 필요한 기술 스택이나 구현 방식 등을 선택할 때 상급자 승인 없이 결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애자일이 기본적으로 조직원의 역량에 대해 신뢰하고, 데일리 스탠드업 미팅을 통해 활발하게 소통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서로의 상황을 신속하게 공유하고, 필요한 경우 도움을 주고받기 때문에 고객 요구나 문제에 대해 유연하고 빠른 대응이 가능합니다.
시스템⚙️
‘네이키드 애자일’의 저자는 위계 조직을 ‘저신뢰’ 바탕의 ‘닫힌 시스템’이라 말합니다. 기업은 직원이 근무를 태만하게 할 것이라는 불신을 전제로 출입카드를 만들어 출퇴근 시간을 확인합니다. 사무실 자리를 비우는 시간에 대해서도 사내 규정으로 제한하기도 하지요. 조직별 KPI(핵심성과지표)를 세워 성과를 계량화하고 직원 평가로 점수를 매깁니다. 애자일 조직의 시스템은 그와 정반대입니다.
애자일은 신뢰 기반의 ‘열린 시스템’을 지향합니다. 직원을 자발적으로 일하는 사람으로 간주하고 자유를 주면 책임을 다할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팀의 목표와 비전을 정의한 후, 각자 역할을 스스로 선택하게 합니다. 팀원은 자신의 일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 목적을 이해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 창의성을 발휘하며 맡은 일을 해냅니다. 정기적인 리뷰와 회고를 통해 팀원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성과는 팀 전체의 것이더라도, 그 과정에서 활약한 팀원 한 명 한 명을 되새기고 기억하고 격려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이룬 성과를 온전히 확인하며 스스로 동기부여를 얻게 됩니다.
생산성에 대한 시각📈
위계 조직을 갖춘 일반적인 기업은 할 수 있다면 직원들이 빨리, 많이 일하기를 원합니다. 그래야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고 여긴 것인데요. 쉴 틈 없이 일하게 만들면 생산성이 과연 올라갈까요? 직장인의 직무 스트레스 연구1)에 따르면 직무의 연속성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으로 직무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성인의 학습 지속시간은 최대 96분으로 나타났는데요. 직장인이 집중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지난 후 환기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자극과 리프레시 후 업무에 집중하면 집중력과 효율성을 더욱 향상할 수 있습니다.
‘사소한 결정이 회사를 바꾼다’의 저자 마거릿 헤퍼넌은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 자본’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사회적 자본이란 대인 관계를 기반으로 한 협력, 신뢰, 상호 작용을 통해 집단에 효과적인 기능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회사에서 동료들끼리 혹은 타 부서 조직원을 만나, 업무 및 사적인 대화를 나누며 형성하는 사회적 자본은 휴식 시간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협업하는데 있어 유연하고 협조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입니다. ‘네이키드 애자일’의 저자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는 것은 조직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성장하기 위해 조직 내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요소”라고 강조합니다. 당장 모든 인력을 100% 일하게 만드는 것이 효과를 얻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직원들이 여유를 갖고 일하는 것을 낭비가 아닌 ‘투자’로 보아야 합니다.
1) 직장인의 여가만족과 심리적 안녕감의 관계에서 직무스트레스와 그 하위 변인의 매개효과, 백승률/이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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