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Don't Buy This Jacket(이 자켓을 사지 마세요)' 캠페인으로 혁신적인 브랜드 이니셔티브(Brand Initiative)를 구축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환경 보호를 위해 과도한 소비를 지양하자는 메시지를 담아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캠페인이 공개된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 직후, 파타고니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타고니아의 지속 가능한 소비는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브랜드 가치와 철학에 동의한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구매에 동참한 것입니다. 이처럼 기업의 브랜드 이니셔티브는 팬층을 두텁게 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거나 매출 효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무언가에 진정성을 가진 기업이 어떻게 브랜드 이니셔티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지 3가지 기업 사례로 함께 살펴볼게요!
#배민 그리고 푸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매거진 는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을 제작하는 매거진1) 팀과 배달의 민족이 함께 만드는 푸드 다큐멘터리 메거진입니다. 2018년 3월에 창간되어 매년 6권씩 발행되는 격월지로, 올해 3월에 30호를 마지막으로 휴간 중입니다. 치킨을 감별하는 '치믈리에' 시험이나 음식을 주제로 짧은 시를 쓰는 '배민 신춘문예' 등 배민이 진행했던 B급 정서의 여러 프로젝트를 떠올려보면, 이들이 만드는 매거진 역시 재미있는 이야기와 역발상 아이디어가 가득할 것 같은데요. 그런데 매거진는 예상과 달리 오리지널 매거진의 식품판으로 볼 수 있을 만큼 식재료를 진지하고 심도있게 다룹니다. 매호마다 하나의 식재료를 테마로 정하고, 그 재료가 어떻게 재배되고 생산되는지, 어떤 종류가 있고 지역별로 어떻게 쓰이는지, 셰프들은 그 재료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알려줍니다.
궁서체 느낌 물씬 풍기는 매거진을 배민이 수년간 진행해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매거진 를 제작한 김봉진 의장과 조수용 발행인은 소식지 인터뷰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고급 음식을 직접 배달하기 위해 레스토랑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매거진가 탄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매거진 발행 후 사람들이 "배민이 이런 것을 다루는구나!"라며 감탄하고, 식문화에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습니다. 식재료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 브랜드의 무게감과 확장성을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는데요. '고든 램지의 책장에 꽂히는 책을 만들겠다'라는 야무진 포부로, 소장 욕구 불지피는 매력적인 매거진을 제작한 것입니다.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굳이 해내는 것에서 배민만의 브랜드다움이 느껴집니다.
#무신사 그리고 신생 브랜드 발굴
대부분의 플랫폼은 이미 인기 있는 브랜드를 입점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러나 무신사는 신생 브랜드 발굴에 열정을 쏟고 있지요. 무신사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신생 브랜드를 위해 이자 부담 없이 매출이 발생하면 돈을 상환할 수 있는 '동반 성장 프로젝트'를 운영합니다. 또 입점 브랜드와 아티스트 협업으로 특별한 아이템을 출시하는 '무신사 에디션'을 운영합니다. 무신사 에디션은 신생 브랜드가 유명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치트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요. 발매 10분 만에 품절되기도 하고2), 브랜드 거래액이 7배나 성장3)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무신사가 이처럼 입점 브랜드의 성장에 몰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신사의 주요 소비층을 살펴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습니다. 무신사 앱 설치 고객의 약 60%가 10대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젠지(Generation Z) 세대4)로 구분되는 이들은 기존의 대형 브랜드보다 신선하고 독특한 디자인, 차별화된 가치를 제안하는 신생 브랜드를 통해 개성을 표현하고 트렌드를 이끄는 것을 즐깁니다. Mckinsey에 따르면 젠지 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신생 브랜드를 더 많이 발견하고, 이를 통한 구매도 4배 더 많다고 합니다5). 결국, 무신사는 새로운 브랜드를 탐구하고 경험하기 원하는 코어 타깃의 니즈에 맞춰 나감으로써 '남다른 트렌디함'이라는 브랜드 이니셔티브를 쟁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빙그레 그리고 광복절
빙그레는 올해 광복절 당시 '처음 입은 광복'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옥중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에 AI 기술을 활용해 죄수복이 아닌 한복을 입히고, 생존 애국지사 6명을 찾아가 감사패와 맞춤 한복을 전달했습니다. 빙그레가 독립운동과 국가유공자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2011년에 비영리 공익법인인 '빙그레공익재단'을 설립하여 민족문화 진흥을 위한 학술문화 지원, 도서 보급 사업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빙그레공익재단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던 2018년부터 국가보훈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을 매년 시행 중인데요.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빙그레가 이처럼 독립유공자 지원 사업에 진심을 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빙그레의 김호연 회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입니다. 김호연 회장은 2011년 빙그레공익재단 설립 이전인 1993년부터 사재로 김구재단을 설립하여 독립유공자 후손을 돕고 있었는데요. 회사명인 '빙그레'도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의 '빙그레 사상6)'에서 유래된 것으로, 회사 자체가 독립 운동 정신을 기리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창업주의 이러한 배경과 역사적 맥락이 브랜드에 녹아들어, 빙그레는 단순한 기업의 역할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1) 전 세계의 균형 잡힌 브랜드를 매월 하나씩 소개하는 광고 없는 월간지
2) 브랜드 유니온블루와 패션 유튜브 채널 스토커즈가 함께 기획한 스트라이프 셔츠 3종
3) 브랜드 비헤비어와 유튜브 채널 곤조TV가 함께 만든 셔츠 컬렉션 9종
4) 1995년부터 2010년생까지를 이르는 말
5) McKinsey & Company, Mind the Gap / State of the Consumer 2024
6) 안창호 선생은 평소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세상을 만들어야겠소”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빙그레는 설립 당시 대일양행이었으나 1982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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