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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후루 끝나고 요아정! 디저트 트렌드 움직이는 '경험 경제'

2024-09-23

 

 

2022년 말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탕후루의 인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식고 있습니다. 탕후루1) 프랜차이즈 가게 수는 2023년 420개까지 늘었다가 2024년 262개로 확 줄었는데요2). 탕후루 가게가 줄줄이 폐업하는 사이, 요아정3)이 대세 디저트로 반짝 떠올랐습니다. 요아정 프랜차이즈 가게 수는 지난 4월 250호점을 기록한 후, 6월엔 가맹 계약 기준 400호점을 돌파했는데요4). 디저트 유행 주기는 야속하게 짧아져 가고, 이를 감지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너도나도 창업했다가 줄줄이 폐업하는 양상입니다. 

 

탕후루의 패턴을 이어받은 요아정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젠지(Generation Z) 세대의 간식 인기템은 왜 자꾸 바뀔까요? 갈수록 짧아지는 디저트 트랜드의 유행 주기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현상 그 이면의 원리를 살펴보았습니다. 

 


 

 

탕후루와 요아정 (출처 = DALL-E 생성)

 

요아정이 넥스트 탕후루가 된 까닭

 

요아정 이전에도 토핑을 선택하여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얹어 먹는 디저트가 있었습니다. 2000년대 대학가 중심으로 한 차례 유행했다가 어느 순간 열기가 식어버렸지요. 어찌 보면 복고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요아정이 젠지 세대의 간택을 받은 것은 3가지 요인 때문입니다. 

 

1️⃣SNS 공유성 : 벌집꿀, 과자, 그래놀라, 생과일, 마른과일, 견과류 등 다양한 토핑을 올려 먹는 요아정은 시각적으로 매력적입니다. 다채로운 색감 덕분에 SNS 피드로 주목받기도 좋은 소재인데요. 사진에 예쁘게 나오면서 피드로 올리면 관심을 받기 좋다는 점이 요즘 10대와 20대 사이에서 매력적으로 소구되고 있습니다. 

 

2️⃣높은 접근성 : 요아정은 카페형 오프라인 매장도 있지만, 초창기부터 배달 전문 업체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무더웠던 지난 여름 내내 배달 전문 앱에서 1위 검색어 자리를 꾸준히 차지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요. 배달 서비스의 편리함과 맞물려 언제든 주문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인기 비결 중 하나였습니다. 

 

3️⃣놀이 문화 : 요아정은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젠지 세대의 놀이 문화를 형성합니다. 꿀조합을 서로 공유하고 인증하며 놀이를 즐기는 것인데요. 블랙키위 키워드 분석 도구에서도 '요아정 꿀조합'이 가장 높은 검색량의 요아정 연관 키워드로 나타났습니다. 

 

 


젠지 세대의 디저트, 불 타오르다 식는 이유는?

 

#요아정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인스타그램에서 1.5만 개가 넘습니다. #요아정꿀조합 #요아정레시피 #요아정파르페 #요아정챌린지 등 관련 해시태그도 수십개가 생겨났지요. 젠지 세대가 좋아하는 디저트는 단기간에 인기가 급격히 치솟았다가 그 열풍이 빠르게 꺼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요아정이 제2의 탕후루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인데요.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가 폭발적으로 느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렇게 뜨겁게 좋아한 디저트를 왜 오래 좋아할 수는 없는 걸까요?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젠지 세대는 SNS로 빠르게 트렌드를 주도하고 소비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들은 무엇보다 '독특한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 경험을 온라인에 공유하려 합니다. 공유하는 행위 또한 '경험'으로 소비되기 때문에 무척 중요하지요. 여기서 독특한 경험이란 오감(五感)을 충족하는 경험입니다. 다채로운 컬러와 맛, 식감으로 시각, 후각, 미각, 촉각, 청각(씹는 소리)을 모두 자극한다는 점에서 요아정과 탕후루는 매우 닮아있습니다. 이렇게 특정 디저트를 어느 정도 경험하면 새로운 디저트로 관심이 옮겨집니다. 이 디저트가 선사하는 경험의 즐거움이 쇠락하면 다른 대체품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디지털 시대 전반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상이자 사회적, 기술적 변화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단지 디저트뿐만 아니라 패션, 전자기기 등 상품의 수명주기는 계속 짧아지고 있는데요. 한 연구5)에 따르면 2011년 TV의 수명을 9년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던 고객들이 2022년에는 6.5년이라 답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나고 자란 사람일수록 더 빠르게 새로운 기술과 기능을 경험하기 원합니다. 이러한 시류에 따라 제품의 수명도, 트렌드의 수명도 계속 짧아지는 것입니다. 

 

 

 

요즘 트렌드를 움직이는 '경험 경제'의 힘

 

전략적 경영 컨설턴트인 조셉 파인(Joseph Pine)과 비즈니스 혁신 전문가 제임스 길모어(James Gillmore)는 1998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경험 경제(The Experience Economy)'라는 논문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커머스 사이클과 트렌드를 예측하며 '경험 경제'라는 개념을 처음 언급했는데요. 경험 경제란 제품을 단순히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 자체에 가치를 두고 소비하는 경제 현상을 의미합니다. 상품과 서비스가 중요했던 시대에서 경험 중심으로 변화하며, 고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만이 시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젠지 세대가 사랑한 디저트 트렌드는 이 경험 경제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경험 경제에서는 물리적 소유보다 경험화 감성적 가치, 공유할 수 있는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품이 가진 기능성보다 제품이 선사하는 경험에 큰 가치를 느낍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남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강한 열정과 관심을 보이는 것입니다. 

 

[경험 경제의 특징]

1) 경험을 통한 즐거움이 우선시됩니다. 즐겁지 않다면 경험하지 않아요.

2) 경험 경제에서는 타인과의 공유가 중요합니다. 공유를 통해 경험의 가치가 극대화되니까요!

3) 나만의 경험이 중요합니다. 너무 크게 유행해서 대중화된다면 관심이 식을 수 있답니다. 

 

경제적 가치의 진보(PROGRESSION OF ECONOMIC VALUE)를 그려낸 그래프를 보면 처음엔 원자재 중심의 제품(Commodities)을 기대하던 시장이 점차 좋은 상품(Goods)으로, 서비스(Service)로 옮겨가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단계에는 바로 '경험(Experiences)'이 자리하고 있지요. 경험 경제를 살아가는 이들이 특정 사물이 아니라, '경험'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발 늦은 프로모션, 폐업과 같은 전략의 실패를 마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 설탕으로 코팅된 과일을 꼬치에 끼워 먹는 과자

2) 2024년 7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 자료

3)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의 줄임말로 다양한 토핑을 얹어 먹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4) 2024년 7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 자료

5) 소비자 기술협회(CTA) Product Lifecycles Shrinking,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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